튀르키예처럼 가주도 ‘빅원’ 올 수 있다
‘진도 7.8.’ 이 평범한 숫자가 지진의 강도로 표기된다면 상상하기 힘든 광경이 우리 눈 앞에 펼쳐질 수 있다. 지난 주말 터키에서 발생한 강진의 수치가 남가주에 대입된다면 가주민들의 일상에는 끔찍한 ‘치명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질학자들과 관련 전문가들은 남가주에 최대 진도 8.2의 지진이 가능하며 샌앤드레아 단층이 깔린 티후아나부터 페블비치까지 상상하기 힘든 참사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그 사이의 모든 건물과 환경은 온전하지 못하리라는 것이다. 연방지질조사국(USGS)은 2008년 보고를 통해 ‘만약 이런 높은 진도의 강진, 즉 ’빅원‘이 발생한다면 모든 가주민들의 생활이 바뀔 것이며, 준비하지 않는다면 이는 곧 참사를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약 1800명이 사망하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자연재해 인명 손실 ▶LA카운티에 1000여 명, OC에 350여명 사망 ▶5만여 명 부상 ▶라스베이거스, 피닉스로 향하는 고속도로 파괴 ▶50만~100만 명 이재민 발생 ▶상당 기간 남가주 고립 ▶개스, 전기, 셀폰 서비스 등 두절 등이 예상 가능한 피해의 규모다. ‘올 수도 있다’는 가정을 현실화해보려면 과거 재해 기록을 봐야 한다. 7.8의 지진은 지난 190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바 있다. 남가주에는 1857년에 유사한 규모가 있었던 것으로 기록이 남아있다. 최근 들어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된 것은 1971년 실마 지진과 1994년의 노스리지다. 한인들도 다수 기억하는 노스리지 지진은 6.7이었다. 다만 이 지진은 작은 규모인 샌퍼낸도 밸리 단층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피해는 분명히 발생했지만, 다행히 비교적 지엽적인 피해로 그쳤다. 그렇다면 막을 수 없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방편은 없나. 결국 인명 피해는 빌딩의 붕괴와 파손으로 가중된다. 가주와 남가주 주요 정부들은 이를 위해 8000여 건의 지진대비 증·개축 공사를 무려 13억 달러 들여 진행해왔다. 하지만 아직도 수천 개의 건물이 공사를 하지 않은 상태라 위험 요소는 남는다. 특히 LA타임스는 2018년 보도를 통해 샌앤드레아 단층이 지나는 리버사이드, 포모나, 샌버나디노 등에 640여 개의 벽돌 건물이 여전히 지진 보강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남아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다른 지역의 지진 소식에 놀라기보다는 지진 보강 공사가 지속해서 이뤄지도록 예산 편성과 주민 계몽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남가주 고립 인명 피해 남가주 주요